12/22/2017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2017)


1.
올리버: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

2.
아버지가 아들 엘리오에게:
고통이 있으면 달래고 불꽃이 있으면
끄지 말고 잔혹하게 대하지 마라.
밤에 잠 못 이루게 하는 자기 안으로의
침잠은 끔찍하지. 타인이 너무 일찍 
나를 잊는 것 또한 마찬가지야.

순리를 거슬러 빨리 치유되기 위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뜯어내기 때문에
서른 살이 되기도 전에 마음이
결핍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시작할 때 줄 것이 별로 없어져 버려.
무엇도 느끼면 안 되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건 시간 낭비야!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2017) 중 -


번역 출처:
<그해, 여름 손님>
안드레 애치먼 저, 정지현 옮김, 잔, 2017



각본
제임스 아이보리(James Ivory)

원작
안드레 애치먼(Andre Aciman)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Luca Guadagnino)



12/08/2017

더 나일 힐튼 인시던트(The Nile Hilton Incident, 2017)


노레딘:
말해봐요, 왜 모국을 떠나온 거죠?

지나:
내 꿈을 좇고 싶었어요.
난 예술가예요.
그런데 부자들은 날 돈으로 사서
황금 우리 안에 가둬두려 해요. 
설령 열쇠가 있어도 달아날 수 없어요.

- 더 나일 힐튼 인시던트(The Nile Hilton Incident, 2017) 중-
번역: 3-2



각본 / 감독
타릭 살레(Tarik Saleh)



11/24/2017

콜럼버스(Columbus, 2017)


진:
전 어떻게 해야 하죠?

엘리노어:
무슨 말이야?

진:
언제까지 이 동네에서
마냥 기다려야 해요?

엘리노어:
얼마가 걸리든 기다려야 해.

진:
돌아가실 때까지 기다리라고요?

엘리노어:
회복되실 수도 있어.

진:
회복되지 않아요.

엘리노어:
어쨌든, 기다려야 해.

진:
그래요?

엘리노어:
돌아가시면, 네가 옆에서
임종은 지켜야지.
  
진:
그래야 해요?

엘리노어:
그래.

진:
불공평해요.
아버지는 내 옆에 있어 준 적이 없는데. 

- 콜럼버스(Columbus, 2017)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코고나다(Kogonada)



10/31/2017

잉그리드 고즈 웨스트(Ingrid Goes West, 2017)


SNS 중독. 관종. 스토커.

가족도 친구도 없는 잉그리드에게
SNS는 유일한 안식처이자 삶이다.

거짓이어도 상관없었다.
그저 SNS 세상 속에서만큼은
화려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허물은 벗겨지기 마련.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본모습을
SNS에 남기기 위해 잉그리드는
스마트폰으로 셀프 동영상을 찍는다.

모두 안녕?
나야, 잉그리드.

이런 건(셀프 동영상) 처음인데...
얘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한 번 해보기로 했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지난 몇 달간 올린 게시물들은 
전부 다 거짓이었어. 

난 사진처럼 L.A.에서
화려한 삶을 살지 않았어. 

난... 루저야.
난 찌질이야.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겠어.
바꿀 수 없을 것 같아.

어쩌면 난...
원래 이런 애인가 봐.

사람들에게 관심받으려고
애쓰는 것도 지쳤어.
내가 아닌 나를 연기하려니 힘드네.

외톨이인 것도 지쳤어.
그리고...
내가 나인 것도 지쳤어.

이런 생각이 들어.
무엇이 됐든 그걸 함께할 누군가가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동영상을 찍는 건, 내 본모습을
한 번쯤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야.
자, 이게 나야.
(그리고 알약들을 입안에 털어 넣는다)

- 잉그리드 고즈 웨스트(Ingrid Goes West, 2017) 중 -
번역:3-2



각본
데이비드 브랜슨 스미스(David Branson Smith)
맷 스파이서(Matt Spicer)

감독
맷 스파이서(Matt Spicer)



10/01/2017

히어로(The Hero, 2017)


샬롯:
시 한 편 읊어줄 테니까 앉아봐요.


<음악 없는 만가>
빈센트 밀레이 지음

나는 체념하지 않겠다. 사랑하는 가슴들이
딱딱한 땅속에 갇혀버리는 것에.

지금도 그러하고,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왜냐하면 아득한 옛날부터 그러했기에.

암흑 속으로 그들은 들어간다, 지혜로운
자들, 아름다운 자들. 백합과 월계수로
엮은 관을 쓰고 그들은 간다.
그러나 나는 체념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들, 생각하는 사람들,
그대와 함께 땅속으로.
누구든 가리지 않는 갑갑한 흙과 하나가 된다.
그대가 느꼈던 것, 그대가 알았던 것의 한 단편,
늘 쓰던 한마디 말, 한마디 문구는 남아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없어졌다.

빠르고 예리한 그 대답들, 그 정직한 표정,
그 웃음, 그 사랑-

그러한 것들은 사라졌다. 그러한 것들은
장미들을 먹여 키우기 위해 사라졌다.
장미 꽃송이는 우아하고 돌돌 말려 있다.

장미 꽃송이는 향기롭다. 알고있다.
그러나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세상 모든 장미들보다 네 눈빛이 더욱 소중했다.

밑으로, 밑으로, 밑으로 무덤의 어둠 속으로 
가만희 그들은 내려간다, 아름다운 자,
다정한 자, 친절한 자.
조용히 그들은 내려간다, 총명한 자,
재치있는 자, 용감한 자.
알고 있다. 그러나 난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난 체념하지 않는다.

- 히어로(The Hero, 2017) 중 -


시 번역 출처:
<죽음의 엘레지(Elegy before Death,1920)>
에드나 세인트 빈센트 밀레이,
최승자 역, 읻다, 2017, p.109



각본
브렛 헤일리(Brett Haley)
마크 바슈(Marc Basch)

감독
브렛 헤일리(Brett Haley)



9/16/2017

희망의 건너편(Toivon tuolla puolen / The Other Side of Hope, 2017)


무너진 나라.
파괴된 인생.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이 있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사람들이 있다.

미리암:
죽는 건 쉬워, 근데 난 살고 싶어.

- 희망의 건너편(Toivon tuolla puolen /
The Other Side of Hope, 2017)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Aki Kaurismaki)



8/31/2017

칙(굿바이 베를린 / Tschick, 2016)


#23

국적: 독일
장르: 드라마, 코미디

1.
학교에선 쭈구리.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
아빠는 젊은 여비서와 바람이 났다.

뭔 놈의 인생이 이렇게 X 같은지,
14살 마이크는 터져버릴 것만 같다.

불만 가득한 마이크의 인생 속으로
이상한 애 한 명이 끼어든다.

러시아에서 온 전학생 '칙'.
누가 봐도 동양인인데, 유대계
집시라고 우기는, 좀 많이 이상한 애.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서성이는
두 외톨이 마이크와 칙.
출신도 외모도 다르지만 
둘은 어딘가 많이 닮아있다.

여름방학의 어느 날, 마이크와 칙은
훔쳐온 자동차를 끌고 미지의 땅 
'발라카이'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갑갑한 일상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었던 두 소년의 일탈과 우정을
유쾌하게 그려낸 로드무비.

2.
독일의 베스트셀러 소설 <칙(Tschick)>을
원작으로 한다. 한국에선 <우리들의
발라카이>로 번역 출간되었다.

3.
영화만큼 유쾌한 파티 아킨 감독.


4.
등급: 15세 예상 (여성 노출신)




[ 번역 후기 ]

영화는 독일 소설 <칙(Tschick)>
(볼프강 헤른도르프 저, 2010)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과 영화의 연속성을 위해 지명과 인명은
한국어 번역본 <우리들의 발라카이>*
(박규호 역, 은행나무, 2012)를 참고했다.

* 구글 도서 <우리들의 발라카이>


[한글 자막]

릴: NODLABS
FPS: 24
런타임: 01:33:12


.smi @ subscene
.smi @ cineaste


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7.08.27



칙(굿바이 베를린 / Tschick, 2016)


마이크:
물속에서 숨을 참으며
이런 생각을 했었다.

알코올 중독자 엄마와
가출한 아빠를 둔 것보다
더 힘든 일들도 많다.

숨을 평생 참을 순 없지만
오래 참을 순 있다.

-  칙(굿바이 베를린 / Tschick, 2016) 중 -
번역: 3-2



각본
하크 봄(Hark Bohm)
라스 휴브리히(Lars Hubrich)
파티 아킨(Fatih Akin)

원작
볼프강 헤른도르프
(Wolfgang Herrndorf)

감독
파티 아킨(Fatih Akin)



7/30/2017

아부의 왕(Mr. Xxx-kisser, 2012)


아쉬웠던 영화의
재밌었던 대사 하나.

예지:
차는 티코인데 벤츠 제치구
고속도로를 제대로 달리네?

동식:
티코여?

예지:
벤츠로 태어나두 골목길만
달리는 운세도 있어.

- 아부의 왕(Mr. Xxx-kisser, 2012) 중 -



각본: 김선영
감독: 정승구



6/30/2017

내 안의 숨겨진 몬스터(Closet Monster, 2015)


1.
와일더:
부모님을 증오하지 않으면
결국엔 부모님을 닮아 버리게 돼.


2.
브린:
네가 태어날 때...
탯줄이 목에 3바퀴나
감긴 채로 태어났어.

하마터면 죽을 뻔했지.
엄마는 너무 무서웠었어.

넌 평탄했던 적이 없어...
아마 앞으로도 그럴 테지.

가시밭길을 걸어야 한다면,
굳은살을 만들어두도록 해.

- 내 안의 숨겨진 몬스터(Closet Monster, 2015) -
번역: 3-2


IMDb

각본 / 감독
스티븐 던(Stephen Dunn)



5/30/2017

인비저블(Contratiempo / The Invisible Guest, 2016)


복잡한 사건에 휘말린 젊은 사업가 아드리안.
그의 무죄를 주장하기 위해 고용된
업계 최고의 변호사 버지니아 굿맨. 

버지니아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아드리안에게 숨김없는 자백을 강요하는데, 
어쩐지 그의 말에는 빈틈이 많다.

버지니아 굿맨:
수평적 사고개념에 관해 아십니까?
사건을 분석하는 데 있어서 관점에
변화를 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보죠. 
텅 비어있는 목조 헛간에서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대들보 중앙에 걸린 밧줄에 목을 맨 상태였죠.

밧줄의 길이는 3m였고
시신의 발과 바닥의 거리는 30cm였으며
가장 가까운 벽과의 거리는 6m였습니다.

벽을 타고 오르거나 뛰어서 대들보에
목을 매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남자는 스스로 목을 매 숨졌습니다.

어떻게 한 것일까요?

남자는 얼음덩어리를 딛고 올라갔습니다.
얼음은 녹아 없어진 것이죠.

- 인비저블(Contratiempo / The Invisible Guest, 2016) 중-
번역: 3-2



각본 / 감독
오리올 파울로(Oriol Paulo)



5/23/2017

익스카눌(Ixcanul, 2015)


#22

국적: 과테말라
장르: 드라마

1.
과테말라의 한 활화산 지대.
17세 소녀 마리아는 부모님과 함께
커피 농장 일을 하며 살아간다.

마야 카크치켈족의 전통문화를 고수하는
부모님 밑에서 갑갑함을 느끼는 마리아는
자유롭고 현대적인 도시의 삶을 동경한다.

그저 도시에서 살고 싶은 것뿐이었다.
그게 다였다.

그녀의 작은 소망은 헛된 욕심이었을까.
그 욕심이 신의 분노를 샀던 것일까.

순진한 산골 소녀 마리아는 주변 사람들의
욕망에 이용당하며 처참히 무너져내린다.

한 소녀의 비극을 짓궂게도 아름다운
화면에 담아낸 작품.


2.
낯선 나라, 낯선 소재, 낯선 작품.

유럽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모국으로
돌아온 감독 하이로 부스타만테.

그는 소수 원주민 카크치켈족의 삶,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이념의 충돌과
같은 과테말라 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자신의 첫 장편 영화를 제작한다.

영화산업이 걸음마 단계인 과테말라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건 큰 모험이었다고 한다.

부족한 제작비를 메꾸기 위해 직접 대출까지
받아가며 가까스로 완성한 작품이었지만
대중들은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라질뻔한 작품이었지만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과 호평이 이어지자
자국에서 재개봉되었고, 사회 문화적 반향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리고, 영화 속 마리아의
기구한 삶은 실존 인물의 실제 이야기라고 한다. 


3.
등급: 12세 이상 예상




[ 한글 자막 ]

릴: USURY
FPS: 23.98
런타임: 01: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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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 @ cineaste

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7.05.23



4/24/2017

바칼로레아(Bacalaureat / Graduation, 2016)


루마니아에선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로메오는
외동딸 엘리자에게 좀 더 나은 미래를 열어주고 싶다.
젊은 날 루마니아의 개혁을 위해 힘썼던 그였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엘리자에게는 장학금과 함께 영국으로의 유학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평소의 실력대로 대입시험만 잘 치러
준다면 말이다. 로메오는 딸이 좋은 컨디션으로 대입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바라지한다.

하지만 시험을 앞둔 엘리자에게 얘기치 못한 사고가
터지고, 그토록 갈구하던 유학의 기회는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다.

사랑하는 딸의(그리고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이든 시도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로메오는 
결국 딸의 대입시험 성적 조작을 모의하기에 이른다.  


로메오:
엘리자, 최선을 다해야 해.
이 기회를 놓치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인생에서의 어떤 도약은 사소한 것에서
발화되기도 하는 법이야. 어떤 기회는
놓치면 안 되는 거야. 

(루마니아의 개혁을 위해) 91년에 엄마와
아빠는 이 나라로 돌아왔어.
어리석은 결정이었지.

빠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

그래도 후회는 없어.
시도는 했었으니까.

- 바칼로레아(Bacalaureat / Graduation, 2016)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크리스티앙 문주(Cristian Mungiu)


*Bacalaureat /바칼로레아/
1. 대학입학시험
2. 대학입학 시험을 통과한 자
출처: 네이버 루마니아어사전



4/16/2017

아르덴(D'Ardennen / The Ardennes, 2015)


#21

국적: 벨기에
장르: 범죄, 드라마


1.
형제 사이인 케니와 데이브, 그리고 케니의 애인 실비.
돈에 목마른 셋은 함께 강도질을 벌이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케니는 모든 죄를 짊어진 체 수감된다. 

4년 후 석방된 케니.
변해버린 낯선 세상에서 의지할 곳이라곤
데이브와 실비뿐이다.

하지만 애인이었던 실비는 케니를 떠났고 
데이브는 평범한 삶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두 사람의 주위를 맴돌던 케니는 데이브와 실비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어두운 과거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 칠수록
과거의 덫으로 빠져드는 세 사람.
평범한 삶을 갈망하는 벨기에 하류 인생들의
처절한 사랑과 배신의 드라마.


2.
감독 로빈 프론트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
20대 후반의 나이에 영화를 완성해낸 그는
자신의 20대 대부분을 이 영화의 제작에
쏟아부었다고 말한다. 무척 힘든 여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히는 그의 말처럼 지난한 고민의
흔적들이 영화 곳곳에서 느껴진다.

2017년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부문에
벨기에 대표로 출품됐었으며,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판권을 사 갔다고 한다.

열정과 패기로 뭉쳐있는 스타일리시한 벨기에 영화가
어떻게 해석되어 재탄생할지, 기대해 본다.


3.
등급: 청불 예상
(언어, 마약, 시신 훼손 장면 등)
독일 16, 네덜란드 12, 영국 15




[ 번역 후기 ]

출소 후 집으로 돌아온 케니는
여전히 철없고 무모하며 충동적이다.
그에 반해 동생 데이브는 과거에서 벗어나
새 삶을 살아보려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두 인물의 성격과 간극을 표현하고자 형 케니의
대사는 거칠고 직설적이게, 동생 데이브의 대사는
정돈되고 비교적 유순하게 처리했다.

작업하며 가장 흥미로웠던 캐릭터는 '스테프'였다.
몇 년 전 작업했던 네덜란드 영화 보그만(Borgman, 2013)
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배우 얀 비요부트(Jan Bijvoet)가
이 스테프 역을 맡아 연기한다.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로 수제 마약을 제조하는 괴상하고
독특한 마약상 역할인데, 이 괴팍한 인물이 쏟아내는
말을 글로 정리하는 작업은 고되면서도 꽤 흥미로웠다.

감독 로빈 프론트의 말에 따르면 스테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TV 드라마 제작이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 한글 자막 ]

릴: iLLUSiON
FPS: 23.98
런타임: 01:32:36


.smi @ subscene
.smi @ cineaste


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7.04.16



증오(La Haine / Hate, 1995)


추락하는 건 중요한 게 아냐
어떻게 착륙하느냐지!

- 증오(La Haine, 1995) 중 -
번역: 미상



각본 /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Mathieu Kassovitz)



3/30/2017

비잉 17(Quand on a 17 ans / Being 17, 2016)


중년 여성과 17살 소년이 안개 자욱한 길을 걷고 있다.
마리안과 그녀 아들의 친구 토마스.
마리안은 남편의 장례식을 치른 후 실의에 빠져있다.
토마스는 묵묵히 그녀의 옆에서 발걸음을 맞춰준다. 

마리안:
고마워.

토마스:
뭐가요?

마리안:
아무 말 안 해줘서.

토마스:
드릴 말이 없어요.

마리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진데,
다들 말을 해.
그래서 시댁과 친정 식구들을
만나고 싶지가 않아.

다들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
자기들은 괜찮아지겠지.
나도 그러길 바라. 

하지만 알아...
괜찮아지더라도 난 그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을 거야.
그저 잠시 잊게는 되겠지. 

잊을 때마다, 그 시간이
내겐 기쁨일 거야.
그리고 그이의 죽음을 다시 깨달을
때마다 고통의 시간이 뒤따르겠지.

- 비잉 17(Quand on a 17 ans / Being 17, 2016) 중 - 
번역: 3-2



각본
셀린 시아마(Celine Sciamma)
앙드레 테시네(Andre Techine)

감독
앙드레 테시네(Andre Techine)



3/18/2017

인디그네이션(Indignation, 2016)


대학교 신입생 마커스는 캠퍼스에서
마주친 아름다운 여학생 허튼에게
온 마음을 빼앗긴다.

허튼과 사귀게 된 마커스.
하지만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그녀의 밝은 성격과 화려한 외모의 이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이 서려 있다.

아들을 만나기 위해 학교를 찾은
마커스의 어머니는 허튼의 손목에서
흉터 자국을 발견한다.

어머니가 마커스에게 충고한다.


어머니:
면도칼로 손목들을 그은 여자애와
엮이려고 대학교에 온 게 아니야.

마커스:
손목이요.
한쪽 손목만 그었어요.

어머니:
사람 손목은 둘뿐이야
하나도 많아.

...

어머니:
마커스, 세상엔 손목을 긋지
않은 여자들이 수없이 많아.
그런 여자를 찾아.

유대인이 아니어도 좋아.
누구든 상관없어.
지금은 1951년이야.
구시대의 관습에 얽매일 필요 없어.

네 마음대로 아무 여자나 만나도 좋아.
자기 몸에 면도칼을 댄 여자만 아니면 돼.

그런 짓을 할 만큼 상처가 있는 아이라면
네 인생이 펴기도 전에 널 망가트릴 거야.

...

마커스:
엄마 생각처럼 우리 그렇게
심각한 사이 아니에요.

어머니:
그 아이는 심각해.
아프니까, 연약하니까.

마커스,
연약한 사람은 해를 끼치지 않아.
그들에겐 연약함이 무기야.

- 인디그네이션(Indignation, 2016)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제임스 샤무스(James Schamus)

원작
필립 로스(Philip Roth)



2/22/2017

디 아워스(The Hours, 2002)


클라리사 본:

어느 날 아침이었지.
새벽에 깨어났는데 그냥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어.
알지 그 느낌?
그때 나는 생각했었지......

'그래 이건 행복의 시작이야.
행복은 여기서 시작되는 거야.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행복이
내게 오겠지.'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어.
그건 행복의 시작이 아니었어.
바로 그 순간이 행복 그 자체였던 거야.


- 디 아워스(The Hours, 2002) 중 -

출처: 이정하, <불쑥 너의 기억이>
(책이있는 마을, 2011, 47쪽)



각본
데이비드 헤어(David Hare)  

원작
마이클 커닝햄(Michael Cunningham)

감독
스티븐 달드리(Stephen Daldry)



1/20/2017

디바인스(Divines, 2016)


파리 근교의 빈민가에 살며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 마다치 않는 
거리의 10대 소녀들, 두니아와 마이무나.

기름을 훔치다가 올려다본 밤하늘에는 
둥근 보름달이 환하게 떠 있다.


마이무나:
얼굴처럼 보이지 않니?
하느님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시는 거야.

두니아:
되게 한가하신가 보네!

마이무나:
인샬라(신의 뜻대로)!
우리 아빠한테 다 이르실지도 몰라.

두니아:
걱정 마.
우리는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야.
하느님에게 우리는 미생물이야.

마이무나:
하느님은 자신의 자녀들을 돌보시는
분이야. 그렇게 쓰여있어.

두니아:
하느님은 우리한테 관심 없으셔.

마이무나:
그렇지 않아.
하느님은 항상 내게 말을 거셔.

두니아:
언제?

마이무나:
내 꿈속에서.
내게 이상한 꿈을 주셔.
넌 이상한 꿈 안 꿔?

두이나:
내 꿈은 항상 똑같아.
추락하는 꿈을 꿔.
깨어나려고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어. 끝없이 떨어져.
추락할수록 난 타들어 가.
결국엔 고통도 두려움도 사라져.
어서 바닥에 처박히고 끝났으면
좋겠는데, 끝이 안 보여.

마이무나:
내가 있잖아?
네가 떨어지면, 내가 널 받아줄게.

- 디바인스(Divines, 2016) 중 - 
번역: 3-2



각본
우다 베니야미나(Uda Benyamina)
로맹 콤핑(Romain Compingt)
말리크 루묘(Malik Rumeau)

감독
우다 베니아미나(Uda Benyamina)



1/15/2017

먼 곳으로부터(Desde alla / From Afar, 2015)


#20


국적: 베네수엘라
장르: 드라마, 로맨스


1.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경제는 파탄이 났고 길거리는
방황하는 청년들로 넘쳐난다.

중년 남성 아르만도는 길거리의
청년들을 집으로 데려와 젊은
육체를 감상하며 외로움을 달랜다.

돈 앞에서 청년들은 순종적이기
마련이었지만 엘데르는 달랐다.

아르만도는 거칠게 날이 서 있는
반항아 엘데르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점점 서로에게 끌리기 시작한 두 사람.
친구 사이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그리고 세대 차이를 넘은 애증의 관계로
빠져들며 서서히 파국의 관계로 돌진해
나아간다.


2.
영화제를 눈여겨보는 편이 아닌데,
어쩌다 보니 2016년 72회 베니스국제
영화제에서 수상한 라틴아메리카
작품들을 연이어 작업하게 되었다.

얼마 전 작업했던 '네온 불(2015)'은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고, 이번에
작업한 '먼 곳으로부터(2015)'는
황금사자상을 받은 작품이다. 

각본에 참여한 길예르모 아리아가는
'아모레스 페로스(2000)'와 '21그램(2003)'의
각본가이기도 하다.


3.
등급: 청불 예상 (언어, 동성애 관련, 베드신)
독일 스위스 16, 싱가폴 R21




[ 번역 후기 ]

사업체를 운영하며 풍족한 생활을 하는
중년 남성 아르만도와 길거리에서 거칠게
살아가는 청년 엘데르.

두 사람의 삶은 극과 극의 위치에
있지만, 공통분모가 하나 있다.
유년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학대와
그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
이 지점에서 두 사람은 공감대가
형성되고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몇몇 영화제를 통해서 상영되며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영화로
소개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동성애 요소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영화의 감정선은 퀴어 로맨스보다는
두 인물 간의 복잡한 심리와 관계성을
따라 흐른다고 해석했다.
그런 연유로 로맨스보다는 드라마에
초점을 두고 번역을 진행했다.


[ 한글 자막 ]

릴: USURY
FPS: 24
런타임: 01: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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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 @ cineaste

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7.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