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2015

파라다이스 러브(Paradies: Liebe, 2012)


홀로 사춘기 딸을 키우며 살아가는 테레사.

어느새 늙고 살찐 볼품없는 아줌마가 되어버렸지만
그녀에게도 아름답게 빛나던 시절이 있었다.

휴가를 받고 케냐로 여행을 떠난 테레사는
그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맛본다.

아무도 눈길 주지 않던 그녀에게
젊은 흑인 청년들이 달려들어 구애를 한다.
사랑해 영원히 같은 달콤한 말들을 속삭이며.

외롭고 무딘 삶에 익숙했던 그녀에게
케냐는 낙원이었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받을 수 있을까.
테레사는 흑인 청년들과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
흑인 청년들은 중년 여성에게 몸을 내준 대가로
한 몫 챙길 궁리만 할 뿐, 사랑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

호텔 방에 덩그러니 남은 그녀에게 돌아오는 건
더 큰 외로움뿐.

테레사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 음성메시지를 남긴다.


딸? 엄마야.
엄마 생일인 거 잊어버렸니?
두 번이나 문자 보냈는데, 답장이 없네.

엄마는 잘 있어.
여긴 정말 아름다운 곳이야.
사랑해, 끊을게.

바닷가에는 낙타가 다녀.
사랑해.

...

여보세요?
안녕, 엄마야.
바빠서 전화할 시간이 없었나 보구나.

한밤중인 거 아는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 걸었어.
엄마 생일이잖아.

별일 없길 바라.
엄마는 잘 지내고 있어.

원숭이가 발코니까지 올라와!

사랑해, 딸.
많이 보고 싶다.

끊을게, 사랑해.
전화나 문자 보내줘.
안녕.

- 파라다이스 러브(Paradies: Liebe, 2012) 중 -
번역: 3-2



각본
울리히 자이델 (Ulrich Seidl)
베로니카 프란츠 (Veronika Franz)

감독
울리히 자이델 (Ulrich Seid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