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1/2016

네온 불(Boi Neon / Neon Bull, 2015)


#19


국적: 브라질
장르: 드라마


1.
격렬함과 평온함, 여성성과 남성성,
아름다움과 기괴함.

상반되는 요소들이 공존하고 충돌하며
뿜어내는 에너지.

영화는 인간 본성의 이중성과 모순에
주목한다.

연출가와 배우들이 대범한 자세로 빚어낸
장면들은 담담하면서도 충격적인, 익숙
하면서도 낯선, 이중적 잔상들을 남긴다.


2.
영화 '네온 불'은 주인공 이레마의
일상 중 일부분을 싹둑 잘라내어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로, 극을 끌어가는
주된 플롯이 없다.

영화적 배경과 주인공에 관한 간략한
소개로 영화의 줄거리를 대신 한다.


- 배경 -
브라질의 북동부 지역.
척박한 땅 위에 최첨단 의류공장들이
들어서며 브라질 의류 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의 흡수로 이 낙후돼있던 지역에서는
경제적, 문화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바케자다 -
기수가 말을 타고 소를 몰고 가다가 
소꼬리를 잡아당겨 쓰러트리는,
브라질의 전통 소몰이 경기.


- 이레마 -
주인공 이레마는 소몰이꾼이다.
바케자다에 사용되는 소들을 관리하며 
목장에서 생활한다.

거친 일을 하는 근육질의 마초이지만
일과가 끝나면 섹시한 여성 옷을 만들며
의상 디자이너의 꿈을 키워간다.


3. 
등급: 청불 예상 (언어, 베드신, 누드신)
브라질 16, 호주 R18+, 네덜란드 16, 싱가폴 R21




[ 번역 후기 ]

감독은 영화의 관습적 사고와 표현 방식을
넘어서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감독의 의도와 배우들의 대범한 연기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다.

작업하며 받은 또 하나의 충격은
물려있는 오디오들이었다.

동시에 두 명 이상이 대사를 하고, 여기에
스크린 밖의 인물들이 끼어들어 대사를
하는, 아주 난감한 경우들.

복잡하게 물려있는 오디오를 어떻게
번역으로 풀어내는가가 문제였고 고민이었다.

일일이 번역을 하고 자막을 입힐 경우,
번역에는 충실할지언정 굉장히 혼란스러운
작품이 될 것이 뻔했다.

집중해야 할 대사의 번역을 우선시했고,
몇몇 장면의 경우, 극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대사를 삭제하는 방법을 택했다.


[ 한글 자막 ]

릴: USURY
FPS: 23.98
런타임: 01:44:03

.smi @ subscene
.smi @ cineaste

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6.12.31



12/03/2016

돈 싱크 트와이스(Don't think twice, 2016)


빌:
20대가 희망을 품는 시기였다면,
30대는 희망을 품는 게 얼마나
멍청한 짓이었는지를 깨닫는
시기인 것 같아.

- 돈 싱크 트와이스(Don't think twice, 2016)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마이크 버비글리아(Mike Birbiglia)



11/29/2016

하트 오브 어 라이언(Leijonasydan / Heart of a Lion, 2013)


#18


국적: 핀란드
장르: 드라마


핀란드 극우파 단체의 리더로서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는 테포.
유색인종을 몰아내고 백인의 핀란드를
만드는 게 애국이라고 믿는 신나치주의자이다.

이 거침없는 사나이 앞에 사리가 나타난다.
이혼녀에 어린 아들까지 있지만, 그녀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게 테포의 소망이다.

하지만 사리의 아들은 검은 피부의 흑인 혼혈.
유색인종이라면 질색을 하는 인종주의자에게
흑인 혼혈 아들이 생기게 될 판.

일생일대의 난관에 봉착하게 된
핀란드 건달 테포의 갱생기를 그리는 영화이다.


*등급: 16 (유럽 기준)
(욕설, 성적 유머, 남성 노출신 포함)




[번역 후기]

몇 년 전에 초벌 번역만 해 놓고
놀려뒀던 작품을 이제야 마무리했다.

핀란드판 '아메리칸 히스토리 X(1998)'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를 작업하던 중에
미국 극우주의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트럼프 씨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점점 극우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요즘 상황을 보면, UN 총재 반모 씨의
말마따나, 세계평화가 심히 '우려'된다.

영화의 주된 인물들이 네오나치 스킨헤드들이기
때문에 욕설은 물론이고 인종차별과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대사들이 많다.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그들이 쓸법한
단어들을 고민했고, 너무 남발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히 배치하려 노력했다.


[한글 자막]

릴: FiCO
FPS: 23.98
런타임: 01:39:19

.smi @ subscene
.smi @ cineaste

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6.11.27



11/28/2016

하트 오브 어 라이언(Leijonasydan / Heart of a Lion, 2013)


테포가 말한다.

난 똥 덩어리야.

내 안에 똥이 아닌 건
오줌밖에 없어.

- 하트 오브 어 라이언(Leijonasydan / Heart of a Lion, 2013) 중 -
번역: 3-2



각본
알렉시 바디(Aleksi Bardy)

감독
도메 카루코스키(Dome Karukoski)



11/15/2016

램스(Hrutar / Rams, 2015)


얼음과 불밖에 없는 황량한 땅에서
키디와 구미 형제는 양을 키우며 삽니다.
그런데 가축 전염병 때문에 마을의 모든
양을 도살 처분하라는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키디와 구미 형제는 마을 사람들과 대책을
논의하는데요, 결정을 따를지 거부할지
의견은 엇갈리지만 이 한마디에는 다들
동의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서로 뭉쳐야 할 시기이다.

...
살면서 힘든 상황에 부딪쳤을 때
뜻을 함께한다는 것,
무엇보다 큰 힘이 아닐까요.

- 이주연의 영화음악 오프닝 중 -


출처: 이주연의 영화음악
(MBC 라디오, 2016년 11월 10일 방송)



각본 / 감독
그리무르 하코나르손(Grimur Hakonarson)



10/20/2016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Hunt for the Wilderpeople, 2016)


아동 보호관의 손에 이끌려 시골의 한
위탁가정으로 인도된 사고뭉치 소년 리키.
이 집에는 초 무뚝뚝 아저씨 헥터와 초 긍정
아줌마 벨라가 살고 있다.

보호관이 벨라에게 리키의 문제를 소개한다.


반항, 절도, 침 뱉기, 가출, 돌 던지기,
발로 차기, 물건 훼손하기, 불 지르기,
어슬렁거리기, 낙서하기.

우리가 아는 것만 이 정도예요.


벨라의 내리사랑으로 안정을 취해가는 리키.
하지만 행복은 짧았다.
평온한 어느 날, 벨라가 급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겨진 헥터와 리키는 큰 상실감에 빠진다.

조촐하게 마련된 벨라의 장례식에서
목사가 말한다. 


살다 보면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절망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늑대가 디자인한 미로에서
길을 잃은 양처럼요.

- 헌트 포 더 와일더피플(Hunt for the Wilderpeople, 2016)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원작
배리 크럼프(Barry Crump)



10/07/2016

엘레나(Elena, 2011)


#17


국적: 러시아
장르: 드라마


모스크바 시내의 고급 아파트와 낙후된 지역의
아파트를 오가며 생활하는 중년 여성 엘레나. 

부유한 남자와의 황혼 재혼으로 신분 상승을 이뤘지만
그녀의 마음은 늘 비좁고 허름한 아들네 아파트에 가 있다.

빈둥대며 사는 아들 세르게이와 그의 처자식을 돕기
위해 열심히 자신의 연금을 갖다 바치지만, 그들의
형편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친손자 사샤의 진로 문제로 큰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던 엘레나는 결국 남편의 재산을 탐하게 된다.

탐욕에 휩싸여 파멸로 향해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고요한 시선으로 그려가는 영화이다. 




번역 후기

아아아, 드디어 끝냈다!
어쩌다 보니 무려 2년을 끼고 있었다.
과한 몰입과 과한 게으름의 반복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번역하며 가장 신경 썼던 두 부분은
카트리나의 대사와 극 중 TV 속에서
흘러나오는 말들이었다.

카트리나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 쾌락주의자로
허무주의적이며 염세적 성향을 띈, 매우 복잡한 여자다.
삐딱한 자세로 가시 박힌 말을 쏟아내어도 계속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이상한 매력이 있다.

이런 카트리나의 성향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대화 중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쓴다든가
비꼬는 듯한 말투를 사용해 그녀의 대사를 번역해봤다.

영화의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극 중 인물들이
시청하는 TV 프로그램들이었다.

영화 곳곳에서 배경음처럼 깔리는 TV 속 대화들은
극 중 상황이나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자칫하면 번역이 영화의 전개상황을 중계하는 해설자가 되어버려
감상과 몰입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었다.

너무 직설적이지도, 애매하지도 않게 수위를 맞추려 노력했다.


[ 한글 자막 ]

릴: HDClub
FPS: 24
런타임: 01:4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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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 @ cineaste


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6.10.07


엘레나(Elena, 2011)


카트리나:
파리떼가 꼬인다는 건
똥 맛이 좋단 뜻이거든요.

- 엘레나(Elena, 2011) 중 -
번역: 3-2



각본
올레그 네긴(Oleg Negin)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Andrey Zvyagintsev)

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Andrey Zvyagintsev)



9/20/2016

더 핏츠(The Fits, 2015)


오빠 저메인을 따라 학교 권투부에서
훈련을 하는 11살 소녀 토니.
어느 날 여학생 댄스부의 훈련 모습을
엿본 후 춤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다.

댄스부에 들어가서 춤을 배우고 싶지만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기가 망설여진다.

고민하는 동생 토니에게
다정한 오빠 저메인이 말한다.


경기에서 지는 유일한 방법은
링에 올라가지 않는 거야.
명심해.

- 더 핏츠(The Fits, 2015) 중 -
번역: 3-2



각본
사엘라 데이비스(Saela Davis)
안나 로즈 홀머(Anna Rose Holmer)
리사 크예룰프(Lisa Kjerulff)

감독
안나 로즈 홀머(Anna Rose Holmer)



8/31/2016

위너독(Wiener-Dog, 2016)


대니 씨는 몸이 안 좋은 아들에게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닥스훈트
한 마리를 분양받아 온다.

개 줄에 묶인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서며 강아지에게 말한다.


따라와!
개새끼야! 따라와!

따라와, 개새끼야.
따라와, 개새끼야.


출근 준비를 하는 대니 씨에게
아들 레미가 묻는다.  


레미:
아빠, 강아지는 언제쯤
우리에서 꺼내줄 거예요?

대니 씨:
길들으면.

레미:
왜 사람들은 '길들인다'라고 해요?

대니 씨:
왜냐하면...
강아지를 꺾어야 해.
녀석의 의지를 꺾는 거야.
그래야 네 말에 굴복해.
교화시키는 것과 비슷해.
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거야.

레미:
강아지가 화장실 갈 때
집 안 말고 밖으로 
나가게 하는 거예요?

대니 씨:
맞아.

레미:
근데 의지를 꺾으면, 음...  
의지가 정확히 뭐예요?

대니 씨:
인격. 인격의 힘.
널 너답게 만드는 것.

- 위너독(Wiener-Dog, 2016)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토드 솔론즈(Todd Solondz)



8/13/2016

시간의 사용(L' Emploi du temps / Time Out, 2001)


#16


국적: 프랑스
장르: 드라마


모든 문제의 발단은 면피용으로 시작한
거짓말이었다.
  
금융 컨설턴트로 일했던 뱅상은 자신이 
해고당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숨긴 채
출근하는 척, 매일 집을 나선다.

어차피 일에 흥미를 잃은 지 오래였다.
하지만 문제는 돈.
노동이 없으니 대가도 없었다.
가족과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들키지 않으려면 돈이 필요했다.

이런저런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해 가던
그는 급기야 금융 사기와 밀수업까지
손을 대고 만다.

점점 자신이 만들어낸 거짓에 잠식되어가며
파국적 상황에 이르게 된 뱅상.

뒤틀린 인생 앞에서 제자리를 찾아가려
애쓰는 한 남자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etc.

1.
영화 <시간의 사용>은 프랑스에서
일어났었던 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1993년 프랑스 사회를 경악케 했던 살인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자신을 의사로 사칭하고 다녔던
장 클로드 로망이란 자였다.

그는 자신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근무하는
의료 전문가로 포장하고 가족과 주변인들을
속이며 살아온 남자였다. 무려 18년 동안.

로망은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 위기에 놓이자
온 가족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엽기적 행각을 벌였다.

아내는 방망이로, 두 아이는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그리고 부모님을 찾아가 함께 식사를 마친 후, 역시
총으로 쏴 살해했다. 마지막으로 내연녀를 찾아가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치고 만다. 그 후 아내와
아이들의 시체가 있는 집으로 돌아와 불을 질렀다.

로망은 재판에서 자신이 자기애성 인격장애[1]
환자라고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되었다.

2015년, 로망은 가석방 대상자에 포함되어
가석방 여부를 심사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알려져 있다.[2]


2.
여담으로,
로망과 수감생활을 같이했던 이에 따르면,
그는 전문의사 못지않은 실력으로 수감자들의
건강문제를 상담해주었던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3.
실제 사건을 다뤘다면 범죄 스릴러 영화가
되었겠지만, 드라마로 각색된 <시간의 사용>은
거짓으로 포장된 삶을 살았던 한 남자의 불안한
심리와 가족 간의 갈등을 이야기한다.


[1]
자신이 타인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월하다는
느낌 때문에 일상생활에 적응을 못하는 성격장애.
출처: 두산백과

[2]
2016년 8월 현재, 그가 가석방되었다는 소식은 없다.


[ 한글 자막 ]

릴: gjiAm.tRuAVC
FPS: 25
런타임: 0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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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 이용 NO
비영리 목적 OK

번역 & 제작: 3-2
제작일: 2016.08.13


7/31/2016

다음 침공은 어디?(Where to invade next, 2015)


마이클 무어 감독은 발칙한 계획을 세운다.

세계 각국을 침공해 각 나라의 장점을 약탈한 후
그 전리품들을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것.

성공한다면, 과연 미국은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게 될까.
그는 대형 성조기를 치켜들고 원정길에 오른다.

튀니지를 침공한 마이클 무어 감독에게
라디오 저널리스트 아멜 스마우이 씨가 말한다.


아멜 스마우이:
미국인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에요.
세상에서 제일 강한 나라의 국민이니까요.

하지만 그 자부심 때문에
호기심을 잃은 것 같아요.

전 당신들에 관해 많은 걸 알고 있어요.
전 당신들의 70년대 음악부터
최신 음악까지 알고 있어요.
전 당신들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춰요.

전 당신들의 언어를 말할 줄 알아요.
전 헨리 밀러와 케루악,
스콧 피츠제럴드를 알아요.

전 당신들이 입는 옷을 입고,
당신들의 음식을 먹어요.

하지만 제겐 우리나라의 문화도 있어요.
우리의 문화에 관해 아시나요?
에스토니아의 문화는요?
짐바브웨의 문화는요?

흥미로운 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요.
미국인들이 카다시안 쇼를 시청하는데
할애하는 시간에 관한 글이었죠.
왜 그런 것에 시간을 허비하는 거죠?

당신들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발명했잖아요. 인터넷 말이에요.

올바르게 사용하세요. 
확인하고, 읽고, 보세요.
그리고 우리나라에 방문해주세요.
그럴 가치가 있는 나라예요.

튀니지라고 하는 작은 약소국이에요.
북아프리카에 자리하고 있고요.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당신들의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처럼 당신들이 최고이며
모든 걸 안다는 사고방식을
고수해선 안 돼요.

- 다음 침공은 어디? (Where to invade next, 2015) 중 -
번역: 3-2



감독
마이클 무어(Michael Moore)



6/30/2016

후쿠후쿠 플랫츠의 후쿠짱(福福荘の福ちゃん, 2014)


치호의 간절한 부탁으로 그녀의
사진 모델이 되어준 후쿠.

자신 없는 외모 때문에 내키진 않았지만 
치호에게 도움이 되어주기 위해 기꺼이
그녀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한다.

함께 출사를 다니던 어느 날
후쿠가 치호에게 말한다.


후쿠:
부탁이 하나 있어.

치호:
뭔데?

후쿠:
내 사진을 찍어왔잖아.
내가 네 사진 한 장만 찍어도 될까?

치호:
응? 아, 물론이지.
부탁이 그거였구나.
너무 작은 부탁이라
내가 다 부끄러워지네.


폴더폰에 붙은 작은 카메라 렌즈로
치호를 바라보는 후쿠.
치호가 말한다.


치호:
(후쿠의 뒤쪽을 가리키며)
저쪽을 배경으로 찍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후쿠:
아니.
배경은 상관없어.

- 후쿠후쿠 플랫츠의 후쿠짱(福福荘の福ちゃん, 2014)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후지타 요스케(Yosuke Fujita)



5/05/2016

블랙 매스(Black Mass, 2015)


폭력조직의 두목 제임스 벌저에게는
내연의 아내 린지와 어린 아들이 있다.

제임스는 아들이 학교에서 사고를 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에게 묻는다.

제임스:
어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

아들:
아, 기억났어요.
일이 좀 있었어요.

제임스:
그래? 무슨 일이었는데?

아들:
티미라고, 맨날 절 못살게 구는 얘가 있어요.
제가 뒤돌아 있을 때 제 책상에서 색연필을
훔쳐갔어요. 그래서 걔 얼굴을 때렸어요.

제임스:
잘했어.

린지:
제임스...

제임스:
아빠가 하나 물어보자.
그것 때문에 네가 벌 받았다고
생각하니? 걔 얼굴을 때려서?

아들:
(고개를 끄덕인다)

제임스:
좋아, 아빠가 하는 말 잘 들어.
인생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야.

그 인생 수업을 통해서
교훈을 얻어야 해. 알겠니?

네가 벌을 받은 건
그 애새끼의 얼굴을 때려서가
아니야. 절대로.

네가 벌 받은 이유는
그 애새끼의 얼굴을 사람들이
보는 데서 때렸기 때문이야.

린지:
제임스, 아이에게
가르칠 만한 건 아니잖아.

제임스:
아니, 이런 걸 가르쳐야 하는 거야.

네가 여기서 얻을 교훈은 말이야,
네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때와 장소가 중요하다는 거야.
그리고 상대가 누구인지, 조력자가
있는지. 이해하겠니?

아들:
네, 이해했어요.
아무도 안 볼 때 때려야 한다.

제임스:
그렇지.

아무도 못 봤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 블랙 매스(Black Mass, 2015) 중 -
번역: 3-2



각본
마크 말룩(Mark Mallouk)
제즈 버터워스(Jez Butterworth)

원작
제라드 오닐(Gerard O'Neill)
딕 레어(Dick Lehr)

감독
스콧 쿠퍼(Scott Cooper)



4/20/2016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 2014)


두 자매 디테와 시그리드는 엄마의 생신을
맞아 부모님과 함께 가족 여행을 계획한다.
목적지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 몰타.

그런데 아버지가 공항에 나타나지 않았다.
비서와 늦바람이 나더니 갑자기 엄마에게
이혼을 통보한 것이다.

디테와 시그리드는 실의에 빠진 엄마를
억지로 끌고 말타행 비행기에 오른다.

자유분방한 둘째 딸 디테는 엄마의 기분을
풀어드리기 위해 꾀를 낸다. 리조트에서
바텐더로 일하는 안토니오를 섭외해
엄마를 꼬셔달라고 부탁한 것.

낯선 휴양지에서의 달콤한 로맨스를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디테. 하지만
예상 밖의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엄마와 안토니오가 진짜로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만 것이다!

어느덧 여행의 마지막 날.
덴마크로 돌아갈 준비를 하며 디테가
엄마에게 말한다.   


디테:
아저씨와 함께 덴마크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세요?

엄마:
아니, 여기 사는 사람이잖아.
여기가 그이의 터전이잖아.

디테:
그래도...

엄마: 
네 아빠랑 프랑스에 갔을 때
정말 맛있는 치즈를 산 적이 있어.

디테:
치즈요?

엄마:
바닷가에서 먹었는데
기가 막힐 정도로 맛있더라고.

다신 그런 치즈를 맛볼 수
없을 것 같아서 하나를 사 왔어. 

그 치즈를 부엌에 놓고 먹었는데
영 그 맛이 안 나더라고.

그저 그런 치즈로 변해 있었어.

어떤 것에 의미를 두면, 거기서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지도
모르겠어.

디테:
남자랑 치즈가 말이죠?

엄마:
맞아, 남자랑 치즈.

-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 2014) 중 -
번역: 3-2



각본
메티 히노(Mette Heeno)

감독
헬라 주프(Hella Joof)



3/30/2016

그랜마(Grandma, 2015)


시인(이었던) 할머니 엘, 엘과 동성 연인
사이였던 연하의 애인 올리비아, 그리고
올리비아의 부모님. 이 넷이 올리비아의
집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어색한 만남, 어색한 분위기.
올리비아의 엄마가 엘에게 먼저 말을 건넨다.


'잠자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 중 하나였답니다.

"넌 내 날개를 물어 찢어
비행 중인 날 공격해

진화의 칼
내 목을 짓누르네"

엘:
맞아요, 시선집에 자주 실리는 시죠.
솔직히 제가 좋아하는 시는 아니에요.
기술적인 면에서요.

올리비아의 엄마:
왜 작품활동을 그만두신 거죠?

엘:
사람들이 읽지를 않아서요.

- 그랜마(Grandma, 2015) 중 -
번역: 3-2



각본 / 감독
폴 웨이츠(Paul Weitz)



2/05/2016

비포 위 고(Before We Go, 2014)


마지막 열차까지 떠나간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닉과 브룩.

둘은 티격태격 말을 주고받으며 
어둠이 내린 도시를 헤맨다. 

거리를 걷다가 마주친 점집 앞에서 
발걸음이 멈춘 두 사람. 

밤잠을 못 이루고있던 심령술사 노인
해리 씨가 두 사람을 집으로 초대한다.


해리:
어느 파티에서였네,
대학을 갓 졸업했을 때였지.
음악이 흐르더군.

'문 리버(Moon River)'였네.

그때 한 여자가 나타나더군.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생전 처음이었지!

그 여자가 내게로 오더니
날 무도장으로 끌고 가더군.

노력은 해 봤네만...
춤을 어떻게 추는지 알아야 말이지.
하지만 상관없었네.

단 1분이라도 그녀와 함께할 수 있다면 
내 꼴이 우스워져도 상관없었어.

그렇게 시작됐지...
노래 한 곡과 함께.

닉:
완벽한 한 쌍이셨을 것 같아요.

해리:
글쎄, 닉...
완벽한 건 없네.

살다 보면 다툴 일은 늘 생기게 마련이지.
다투어도 좋을, 그런 사람을 골라야 하는 걸세.

- 비포 위 고(Before We Go, 2014) 중 -
번역: 3-2



각본
로널드 바스(Ronald Bass)
젠 스몰카(Jen Smolka)
크리스 샤퍼(Chris Shafer)
폴 비크나이르(Paul Vicknair)

감독
크리스 에반스(Chris Evans)



1/31/2016

미스트리스 아메리카(Mistress America, 2015)


트레이시:
어떤 때는 제가 나쁜 사람 같다는
걱정을 해요. 일말의 양심도 없는
그런 사람 말이에요.

심령술사:
영혼이 말하길...
아가씨 스스로 자신의 집을
찾아야 한다는군.

영혼이 말하길...
아가씨는 아직 자신의 몸에
안착하지 못했다는군.

트레이시:
제가 제 몸에 없다면,
전 어디에 있는 거죠?

심령술사:
왼편으로 5피트 떨어진 곳에서
울상짓고 있다는군.

 - 미스트리스 아메리카(Mistress America, 2015) 중 -
번역: 3-2



각본
노아 바움백(Noah Baumbach)
그레타 거윅(Greta Gerwig)

감독
노아 바움백(Noah Baumbach)



1/15/2016

존 큐(John Q, 2002)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어린 아들에게
자신의 심장을 이식시켜주기 위해
존 큐는 자살을 결심한다.

점점 의식을 잃어가는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당부한다.


엄마 말씀 잘 들어, 알았지?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해.
엄마는 네 가장 친한 친구야.
날마다 사랑한다고 말씀드려.

여자친구 사귀기에는 이른 나이지만...
때가 올 거야.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면, 공주처럼 대해줘.
여자들은 다 공주님이야.

말을 뱉었으면...
말을 뱉었으면, 지켜.
말은 약속이야.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해.

그리고 돈.
기회가 생기면, 간혹 네 신념을
져버리게 되더라도, 돈을 벌어.
될 수 있는 한 많이 벌도록 해.
아빠처럼 바보같이 살지 말고.
돈이 많을수록 모든 일이 편해져.

담배는 피우지 마.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누군가에게 신임을 얻게 되면...
아빠가 전에 얘기했었지.
남자답게 신의를 지켜야 해.

그리고...
나쁜 일에는 관심 두지 마, 제발.
나쁜 짓거리에 엮이면 안 돼.
세상에는 좋은 일이 훨씬 더 많아.

아빠는 널 떠나지 않아.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아들의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리며) 
여기에서.

사랑한다, 아들아.

- 존 큐(John Q, 2002) 중 -
번역: 3-2



각본 
제임스 컨스(James Kearns)

감독
닉 카사베츠(Nick Cassavetes)